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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분석 및 리뷰

[게임 리뷰] 발할라: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VA-11-Hall-A: Cyberpunk Bartender Action)

게임명: 발할라: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VA-11 Hall-A: Cyberpunk Bartender Action)

개발사: Sukeban Games

장르: 포인트 앤 클릭, 비주얼 노벨

가격: 16,000원(정가) / 10,560(할인가)

 

0.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는 정보 공학,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 로봇 공학) 분야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다. 사이버 펑크에선 보통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진다.

 

 

1) 부패한 정부는 빅브라더 체계를 형성하여 시민들을 당연히 감시하고 억압하고 있다.

 

2) 빈부격차 역시 극한으로 치닫는다.

작품 내에서 고층 건물에서 호의호식하는 상위 계층, 슬럼가/빈민가 수준의 치안을 가진 환경에서 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시민들로 표현된다. 식품 공학이 발전하지 못하였거나 인플레이션, 일자리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거나,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식 고갈되는 둥 다양한 배경도 함께 따라온다.

 

3) 신체 공학과 로봇 공학이 극도로 발달하였다.

강화 또는 치장 목적으로 본인의 신체를 결손 또는 교체시키기도 한다. 인간 + 로봇의 형태인 사이보그가 흔하며, 앞서 언급된 빈부격차와 맞물려 신체의 가치, 생명의 가치 모두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형성된다.

 

4)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로봇들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일자리를 인간과 자아를 가진 로봇 간의 사회적, 물리적 충돌이 만연하다. 

 

5) 암울한 현실 탓에 술, 마약, 유흥 등 쾌락주의를 통한 현실 도피가 만연하다. 보통 화려한 네온사인과 향락주의적 삶이 대비를 이룬다.

 

 

부패한 정부와 검열, 빈부 격차, 경기침체로 인한 일자리 감소, 마약을 이용한 향락주의,... 어라?

※ 이미지를 올리는 지금, 글감을 포스팅 하는 지금도 카카오는 이미지 하나하나 전기통신사업법 및 시행령에 따라 검열하고 있다

 

1. 그래서 뭐하는 게임인가?

VA-11 Hall-A(통칭 발할라) 주점의 바텐더가 되어 손님들의 푸념을 들어주고 술과 심적 안정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사이버펑크답게 손님과 이야기 주제 모두 각양각색에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덧붙이자면 사이버펑크 세계관답게 사이보그(인공 신체), 릴림(인간형 로봇), 인공 식품, 부패한 정부 세력(발키리 군단의 화이트 나이츠) 등 다양한 요소가 등장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디스토피아적 요소가 많이 완화된 편이고, 근미래의 사이버펑크를 다루었기에 현실과 닮은 부분이 많아 몰입감이 좋다. 거기에 더해 바텐더와 손님과의 만담이라는 독특한 요소가 어우러져서 편하고 아득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 게임에선 개가 술을 마신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2. 비주얼 노벨? 바텐더 액션!?

우선 본 게임은 일방향 비주얼 노벨 장르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바텐더 액션은 게임에서 무슨 작용을 하는가? 

 

원료를 넣어 술을 가공한다는 경험 자체를 제공하니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손님의 취향과 기호를 간파하여, 제공하는 술과 술의 도수를 결정할 수 있다. 또, 그 선택에 따라 추가적인 이벤트가 발생하므로 일종의 선택지 역할도 겸한다.

 

비록 일방향 비주얼 노벨이지만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개입할 기회를 제공하고, 바텐더로의 간접체험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바텐더 액션은 본 게임의 아이덴티티로서의 상징성과 게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카모트린(알콜)을 일정 이상 섭취하게 되면 생기는 이벤트. *키라* 미키의 본심을 들을 수 있다.

 

조작법은 단순하다.

 

레시피대로 재료를 넣고 조리하면 된다. 레시피와 관련하여 숙성된 재료를 넣는 술, 재료를 모두 넣은 뒤 숙성하는 술, 얼음을 넣는 술(온 더 록스), 섞기(5초 미만), 혼합하기(5초 이상) 등 각각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순서와 과정에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재료의 역할은 아래와 같다.

아델하이드 (단 맛), 브론순 추출액 (쓴 맛), 델타 가루 (신 맛), 플래너자이드 (자극적인 맛), 카모트린 (알콜, 도수를 결정함)

 

 

3. 내러티브 요소와 부가 컨텐츠

내러티브 요소

신문사 어그멘티드 아이의 보도, 아이돌 *키라* 미키의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글리치 시티에서 일어나는 일, 네티즌(누리꾼)들의 반응, 질 스팅레이(주인공)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서로서로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은 내러티브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셈이다.

 

 

 

컬렉션

슬프게도 주인공의 월급 대부분은 월세와 공과금으로 빠져나간다는 현실적인 요소가 반영되어 있지만, 다행히도 재화의 사용처 역시 구비되어 있다.

 

상점에서는 방을 꾸밀 수 있는 가구나 데코레이션, 주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반을 판매한다. 나노카모라는 앱에서는 벽지와 책상의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인게임에서 나노카모의 가격정책을 DLC에 풍자하기도 한다.

 

 

미니 게임

주인공이 어릴 적 마법 소녀 쥴리안의 광팬임을 언급한다.

상점에서 게임기와 마법 소녀 쥴리안 팩을 사면, 미니 게임 기능이 해금된다. 방의 우측 하단에 위치한 게임기를 누르면 미니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게임은 횡스크롤 슈팅 기반이지만 피격 시 무적 판정이 없어 겹쳐오는 탄환을 한꺼번에 맞으면 라이프 포인트와 무관하게 게임 오버로 이어진다. 조작감은 괜찮다. 적들의 종류와 공격 패턴은 3가지이나, 등장 빈도가 잦아 회피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거기에 그리즈로 인한 난이도 완화가 없어 초심자에게 매우 어려우리라 예상한다.

 

4. 음담패설? 더티 토크?

발할라를 무작정 음담패설로 비난하는 것은 게임 너머, 세상 자체를 편협한 시각으로 보고 있거나,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마치 블랙 코미디를 코미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격투 게임을 하는 이를 보고 '너는 어떻게 그리 쉽게 폭력을 행사하느냐' 발언하는 것과 같다. 그저 취향의 영역이다. 

 

자신의 변질된 유교적 사상을 남한테 강요하는 것과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도덕적 규범, 누가 보아도 잘못된 행동을 훈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 물론 훈계조차도 교육과 하대의 범주 내에 어중간하게 걸쳐있어 주의해야 하는 행위 중 하나이다.

 

실제 작 중 음담패설이 메인이 되는 대화는 5% 조차 되지 않으며, 상스럽긴 해도 천박하진 않은 수위를 지향한다. 애초에 주점이 배경인데 경건하고 금욕적인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그저 지나가는 말장난 수준이나 술 먹으면서 충분히 오갈만한 대화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정적으로 30명에 달하는 등장인물 중 입에 험해 여기저기 욕 먹고 다니는 도노반, 본업이 매춘이라 걸즈토크 도중 더티조크를 일삼는 도로시 헤이즈를 제외하면 수위를 높일 만한 인물은 크게 없다. 

 

2010년대에 들어서 급격히 증가한 PC주의발 갈등을 비판하는 대사.
필자는 닭가슴파다.

 

4. 최종 평가

장르가 일방향 비주얼 노벨이다 보니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재미가 확연히 다르다. 바텐더 액션이나 비주얼 노벨적 특성을 꽤 잘 담은 작품인지라 약간의 적응기만 견뎌내면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것이라 장담한다.

 

 

가점 요인

+ 독특한 사이버펑크 배경, 옴니버스식 스토리, 내러티브 요소의 협응

+ 바텐더 액션을 통한 일방향 비주얼 노벨의 한계 극복, 액자식 구성을 통한 입체적 구성

+ 현대의 생활양식을 최대한 반영한 근미래 사이버펑크 덕분에 몰입감이 높음

 

감점 요인

- 미니 게임의 디자인이 잘못됨. 피격 시 무적 판정이 설정되어 있지 않아 라이프 포인트의 존재 의의가 퇴색됨.

 

호불호 요소

-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와 일방향 비주얼 노벨의 특성으로 발생하는 재미의 차이 (취향의 영역)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요소

- 세이브 슬롯이 2회 차까지 담기에 적은 감이 없지 않음.

 

최종 평가 점수: 83.9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