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얼음과 불의 춤 (ADOFAI - A Dance of Fire and Ice)
개발사: 7th Beat Games
장르: 리듬
가격: 12,000원(정가) / 9,630(할인가)
※ 본 리뷰는 초창기 얼불춤, DLC 출시 직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어, 추후 패치로 인한 변경점에 대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제 게임과는 약간 상이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그래서 뭐하는 게임인가?
박자에 맞추어 키보드나 마우스를 입력하는 리듬게임이다. 음악에 맞추는게 아니라 박자에 맞추다 보니 가끔 혼란 디버프가 종종 발생한다. 무엇보다 엄격한 판정의 리듬게임이라 적혀 있듯이 캐주얼한 리듬 게임, 음악을 들으며 힐링하는 게임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태그를 읽지 않은 나의 잘못인가? 아니다. 소개 영상에는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처럼 묘사한 제작자가 나쁜 사람인 것이다.
그저 음악을 즐기며 리듬에 맞추어 키보드의 타건감까지 즐기는 캐주얼한 게임을 기대했건만, 게임을 진행하면 할 수록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만이 가득해졌다.
2. 게임의 구성
얼불춤의 구성은 본편 24개, DLC 9개(이 중 4편은 심화 버전)로, 총 33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 각 스테이지는 패턴 학습을 위한 레벨과 본격적인 연주가 이루어지는 X레벨로 구성되어 있다.
굳이 난이도로 분류하자면 아래와 같다.
초급 : 1 ~ 12 번째 세계
중급: 엑스트라 세계, 별 세계(뮤즈 대쉬 콜라보)
고급: B 번째 세계(보너스 레벨), 왕관 섬, DLC: 네오 코스모스
초급 레벨과 중급 레벨 간의 차이는 크게 없다. 그저 색 다른 패턴이 추가되고 템포가 약간 빨라져 박자감과 순발력만 있으면 누구나 도달 할 수 있는 경지다. 그러나 고급 레벨부터는 다르다. 기괴한 패턴, 지나치게 빠른 템포, 후술할 로그라이크적 특성 때문에 두터운 진입 장벽 자체가 형성되고 만다.
여기에 더해 배속 컨텐츠라는 것이 존재한다. 배속 컨텐츠는 이름 그대로 원곡의 1.1 ~ 2.0배 빠르기로 재생한 레벨을 완주해야 하는 컨텐츠다. 다행히도 제작사가 정해놓은 목표치만 달성하면 특정 컨텐츠가 해금되며, 이와 관련된 도전과제 역시 달성된다.
그러나 나는 배속 컨텐츠가 달갑진 않았다. 음악이 죄다 뭉개지는 것은 기본이요, 곡의 템포가 빨라지면 빨라질 수록 난타에 가까운 입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존 소개 영상과는 달리 한 손가락으로는 도저히 연주가 불가능한 수준이 이어진다. 결국 리듬게임의 난이도는 당연지사 곡의 빠르기, 패턴의 복잡함, 판정의 엄격함으로 결정되는데 배속 컨텐츠가 초급~중급 수준의 곡들을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버린다.
3. '고난이도 리듬게임'이 되어버린 이유
본 게임을 캐주얼하게 즐길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로그 라이크' 장르의 '퍼마 데스'를 모방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했던 리듬 게임 대부분은 노트를 놓치더라도 연주는 계속 이어지고, 적어도 점수는 형편없겠지만 곡 하나를 완주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얼불춤의 경우 하나의 노트라도 틀릴 경우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그렇기에 본 게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아래의 문제마저 심화된다.
1) 오디오 출력 장치에 대한 오프셋이 약간이라도 어긋날 경우 빠른 템포의 곡을 진행하기 어려워 진다.
2) 새로운 형태의 난해한 패턴, 지나치게 빠른 템포의 곡에 대한 학습이 현저히 더뎌진다.
3) 리듬게임의 강점 중 하나인 캐주얼함이 옅어진다.
4) 더 높은 점수를 목적으로 한다는 동기 형성이 완주자에게만 주어진다.
5) 배속 컨텐츠와 앞선 이유들로 뉴비들의 진입장벽이 더욱 더 견고해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바로 세이브 포인트를 더 많이 배치함으로써 퍼마 데스를 모방한 특성을 완화시키면 된다. 아니면 게임 오버의 기준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패턴 학습을 위한 튜토리얼의 강화 역시 필요하다. 솔직히 얼불춤 튜토리얼은 실제 연주 속도와는 완전히 상이하여 연습한 박자감은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튜토리얼에도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요소를 삽입해주면 좋을 것이다.
※ 최근 몇몇 곡을 다시 진행해본 결과 체감 난이도가 높은 곡들에 세이브 포인트가 최소 1개 정도는 추가되었고, '연습'이라는 기능이 추가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선 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4. DLC: 네오 코스모스, 그리고 얼불춤의 게임 방향성
얼불춤은 기존 유저에게 많은 호평을 받아 온 게임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가성비가 되시겠다.
현 스팀에서 가장 잘 나가는 리듬 게임으로 네오위즈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로 예시를 들면, 전체 게임이 약 60만원이 넘지만 해당 게임은 본편과 DLC의 가격 비중이 5:95 수준에 달한다. 거기다 신곡들은 대게 DLC로 편입된다. 물론 이 수입을 바탕으로 몇몇 무료 곡을 제공하긴 하지만, 전체 게임의 가격이 비싼건 매한가지다.
그에 비해 얼불춤은 1 ~ 12, B번째 세계 이후 엑스트라 섬, 왕관 섬, 뮤즈대쉬 섬 등을 무료로 배포했는데, 이는 기존의 곡들만큼을 무료로 배포한 셈이다. 게임의 기본 가격이 4,400원에서 6,500원으로 상승되었음을 감안해도 미친 가성비를 자랑하는 셈이다.
그런 게임이 DLC를 배포했다. 앞서 말한 단점으로 인해 뉴비들이 다 나가떨어졌기 때문일까? 게임의 DLC의 타겟층은 자연스레 기존의 하드코어 유저들이 되었다. 하드코어 유저들은 배속 컨텐츠와 왕관섬의 미친 난이도로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커스텀 레벨을 건드리며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정신나간 게이머들 밖에 없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DLC의 난이도 역시 미친듯이 상승했다.
그 결과 리듬 천국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신선하고 재밌는 패턴과 기믹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복합적 평가를 받고 만다. 물론 세이브 포인트를 많이 구비하여 전체적인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세이브 포인트를 고려하여도 난이도가 너무 높게 출시되었다.
또, 기존의 하드코어층(보너스 레벨 클리어 유저)이 5% 수준임을 감안하면, 하드코어층 중 86%가 DLC를 구매하지 않았거나 최종 컨텐츠를 완료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본편의 문제점으로 인해 DLC 자체의 구매 매력 부족 혹은 난이도 조절이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제작사가 통계를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판단한 방향에 대해서 내가 뭐라 할 수는 없다. 다만 안그래도 난이도와 진입장벽으로 유저 풀이 한정된 리듬 게임이 최대규모 플랫폼 스팀에 발을 들였으면,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끌여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얼불춤 제작사가 택한 것처럼 기존 마니아층을 겨냥할 수도 있지만, 닌텐도의 리듬천국, 태고의 달인, 저스트댄스 처럼 캐주얼함을 살린 패밀리게임 지향이란 방향도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5. 최종 평가
추억의 게임 디제이맥스를 구매하려다 진입장벽과 가격을 보고 놀라 뒷걸음친 것이 아마 얼불춤을 구매하게 된 계기일 것이다. 당시 4,400원이란 가격에 한 손으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이라는 이미지에 혹해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마주한 것은 타 리듬게임과 마찬가지로 음흉하게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는 무한 트라이 지옥과 타건 지옥이었다.
게임 자체가 워낙 중독성있고 재미가 있다는 것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았지만, 제작사가 내세운 '엄격한 판정'이라는 요소와 퍼마데스 요소 때문에 커다란 진입장벽이 형성된게 아쉬웠다. 뒤늦게 진입장벽에 대한 보완 패치가 이루어졌지만 이미 많은 유저들이 6번째 세계에서, 보너스 세계에서 이탈해버렸다. 이는 자연스레 팬층의 감소로 이어졌고, 부진한 DLC 판매실적로까지 영향을 끼쳤다.
마치 치킨집 사장님이 홍보도 성공했고 서비스까지 좋은데 고객층이 적은 민트 고수 치킨을 고수하는 느낌이랄까... 여러모로 아쉬운 게임이다.
가점 요인
+ 가성비와 기존 유저에 대한 배려, 신규 곡들을 DLC가 아닌 본편에 편입
+ 리듬 → 멜로디 순으로 진행되어 중독성를 재미 가져다 주며 튜토리얼까지 하는 초반 곡들
+ DLC의 참신한 패턴들
감점 요인
- 난이도 관점에서 순차적이지 못한 레벨 배치
- 게임 오버의 기준으로 인해 로그라이크적 성질을 띄나, 그로 형성되는 진입장벽 문제
- 1키 기반의 리듬게임치고는 템포가 너무 빨라, 최소 2키 기반의 입력이 요구 됨.
- 패턴과 템포를 동시에 연습할 수 있는 튜토리얼이 마련될 필요가 있음
호불호 요소
- 곡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많지 않기에, 각 레벨마다 곡에 대한 호불호가 형성됨.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요소
- 본편과 DLC의 게임 방향성
최종 평가 점수: 83.4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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