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오리와 눈먼 숲 결정판 (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
개발사: Moon Studios
장르: 메트로배니아, 정밀 플랫폼, 퍼즐, 인디
가격: 21,000원(정가) 4,900원(가격 영구 인하)
1. 뭐하는 게임인가?
많은 유저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그래픽에 이끌려 구매하였다가 고난도 플랫폼, 드 넓은 맵을 맛보고 기겁하는 게임. 허나 즉사 플랫폼이 적은 데다 레벨 가이드도 준수하여, 누구나 게임을 완료할 수 있는 수준이다.
2. 메트로배니아 입문작
필자는 본 작품을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 입문작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트로배니아는 넓은 맵을 바탕으로 탐험의 재미를 극대화 한 장르이다. 메트로배니아의 난이도는 곧 탐험의 난이도이며, 탐험의 난이도는 가이드에 따라 달라진다.
오리와 눈먼 숲에선 스토리가 현재 목표를 명확히 알려주고, 탐사의 순서, 탐험할 구간까지 규정해준다. 이를 따라가 엔딩에 다다를 즈음엔 대부분의 맵을 방문한 상태가 되고, 미탐사 지역 및 수집 요소들은 유저 개인의 선택으로 남는다. 여기에 수집품 탐색 기능을 이용하면 탐험도 100% 달성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는 메트로배니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맵 넓히는 재미', '수집품 모으는 재미'를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설계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존에 가이드가 적고, 탐험의 조건이 까다로운 하드코어 메트로배니아를 즐겼던 유저에겐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줄 수 있다.
3. 플랫폼
플랫폼. 이는 발판(기반, 지반)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무작정 발판만 있다고 플랫폼 게임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니고, 가시나 구덩이 등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손상시킬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워킹 시뮬레이션과 플랫폼 게임 간 가장 큰 차이점이다.
본 게임의 플랫폼 주요 장치는 가시(spike)와 몇몇의 즉사 장치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로 인한 압사, 레이저가 즉사 장치에 해당한다. 허나 플랫폼 주요 장치의 대부분은 가시(spike)인지라, 해당 요소가 컨트롤의 난이도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가시는 높은 데미지로 인해 초반엔 치명적인 장치로 다가올지라도, 게임의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 셀을 통한 HP 확장이 이루어져 가시 피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후반부의 경우 가시를 이용한 정밀 플랫폼으로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하거나, 혹은 컨트롤의 구간 길이를 늘리는 형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하였다. 다만 이와 관련해 몇몇 문제점이 생겨난다.
1) 가시의 색이 배경과 동화되어 인식하기 힘든 구간이 있었다.
e.g.) 비애의 산길
2) 짧은 시간 내 지나치게 과도한 키 입력을 요구하는 구간이 있었다. 이는 키보드의 성능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진다.
e.g.) 비애의 산길의 정밀 플랫폼(Shift 키), 탈출 파트에서의 더블 점프 강요(Space bar 키)
플랫폼에 관련하여 말하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다. 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강타(Bash)'이다. 강타는 몬스터, 탄환, 장애물 등 대부분의 오브젝트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이용하여 적의 공격의 방향을 바꾸거나, 오리(플레이어블 캐릭터)의 도약에도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QTE를 도입한 것도 좋은 판단이라 생각한다. 만약 이 기술이 본 게임에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게임의 재미 대부분을 잃었을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4. 전투
본 게임의 전투는 상당히 밋밋하게 진행된다. 몬스터와 조우 시 단순히 클릭과 회피를 동시에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이마저도 공격이 자동 조준 형태라 타격감을 느끼기 힘든 구조로 되어있다. 다르게 말하면 전투가 너무 가벼이 진행된다.
무엇보다, 몬스터들은 전투보다는 오히려 일종의 플랫폼 장치로서, 배경으로서의 성질이 강하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거미나 회반죽 벌레는 적으로서가 아닌 플랫폼 장치로서 작동한다. 그들이 쏘아내는 공격은 단지 '강타(Bash)'를 이용해 도약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오리가 사용하는 기술들이 플랫폼과 전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 까진 좋았으나, 그 이상의 역할은 해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만약 보스전이라도 구비해 두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5. 스토리
스토리 항목은 본 게임에서 가지는 기술적 역할보다는 그냥 호불호 요소가 있어 추가하였다. 많은 이들이 프롤로그부터 짐작하였겠지만 한국의 신파극을 떠올리게 한다. 스토리 컷신의 경우 스킵도 불가능하여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첨언하자면 소분화되고 절제된 서사가 그래픽,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정도겠다.
6. 최종 평가
전반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지만 호불호 역시 많이 갈릴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픽과 분위기에 이끌려 구매한 이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난이도의 플랫폼, 드 넓은 맵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며, 메트로배니아를 많이 경험해본 이에게는 지나친 가이드가 탐험의 재미를 방해하는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캐릭터의 어빌리티도 전투보다는 플랫폼에 치중한 나머지 몬스터와의 대치가 썩 즐겁진 않은 편이다.
물론 인디 개발사의 첫 작품이니만큼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크게 모난 부분이 없는 만큼, 조금만 잘 다듬어내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 부분을 보완할지, 메트로배니아 부분을 보완할지, 혹은 다른 요소를 결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할지는 오롯이 개발사의 몫이다.
가점 요인
+ 메트로배니아 관점에서도, 플랫폼 관점에서도, 가이드 관점에서도 준수한 레벨 디자인
+ 물감으로 그린 듯한 은은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래픽, 허나 2022년 현 기준으로 배경 디자인, 조명, 이펙트는 아쉬움
+ 플랫폼과 전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어빌리티. 그리고 오리만의 특색을 자아내는 어빌리티 '강타(Bash)'
감점 요인
- 요구사항 대비 성능 최적화가 부족함
- 형평성과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하루살이 난이도
- 지역 이동을 위해선 '우물' 설치물의 사용이, 게임 저장엔 1개의 마나 셀 소모가 강제됨. 이는 설계자 관점에서 큰 의미를 갖지 않으나 유저 편의성을 크게 해침
- 지나치게 가벼운 전투
호불호 요소
- 절제된 스토리라인이 게임의 템포를 끊어 루즈함을 만들어냄
- 맵의 대부분이 스토리 라인에 의해 탐험됨. 만약 유저가 자율적인 탐험을 원하는 경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맵의 범위가 국소적임.
평가 반영엔 들어가지 않는 요소
- 결정판에서 해결된 오리와 눈먼 숲 오리지널의 문제점
최종 평가 점수: 85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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