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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분석 및 리뷰

[게임 리뷰]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The Witcher 3: Wild Hunt)

게임명: 더 위쳐3: 와일드 헌트 (The Witcher 3: Wild Hunt)

개발사: CDPR

장르: 액션, 중세 판타지, 오픈월드, RPG

가격: 54,800원(정가) / 10,960(할인가)

 

1. 뭐하는 게임인가?

괴물 사냥꾼 위쳐가 되어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모험하는 이야기. 다만 장단점이 명확해 커뮤니티에서 찬양과 비난이 함께 아우르는 독특한 게임이다. 이는 국내 커뮤니티 뿐 아니라 해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라 개인적으로 어떤 점이 별로였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본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참고로 위쳐 1, 2는 개인적으로 정말 비추천하기에 관련 포스팅을 올리지 않겠다. 게임이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최근 게임에 길들여진 나로서는 도저히 조악하고 불편한 UI, 조작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위쳐 3, 울트라 옵션

 

2. 스토리

매력적인 세계관을 지닌 게임

더 위쳐 3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부가 팔린 원작 소설 '위쳐 시리즈'를 각색하여 만들어진 게임이다. 판타지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만들어낸 톨킨의 '반지의 제왕'만큼 저명하진 않더라도, 1,500만부의 판매실적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소설이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세계관은 각색된 작품들의 성공을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셈이다.

 

방대한 소설을 기반으로 형성된 세계관은 디테일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디테일은 더 위쳐 3에서 괴물 도감, 인물도감, 책, 건물 양식, 서민들의 생활양식 등 다양하게 구현되어 있고, 이 세세한 설정들은 다시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연스레 위쳐 세계관에 스며들도록 만들어준다. 괴물들을 사냥하기 전 괴물 도감, 혹은 관련된 책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지식을 획득하고 대비하는 과정은 플레이어가 해결사 위쳐로 몰입을 하는데 꽤 도움을 준다.

 

읽다 보면 재밌다. 그러나 글 읽는 것이 취향이 아니라면 필요한 기름, 폭탄만 보고 슥 넘겨도 좋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요소들

더 위쳐 3에선 메인 퀘스트의 서브 플롯, 랜덤 이벤트 등에서 인물의 생사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근미래에 그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이 선택들은 심지어 엔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회차를 위한 동력이 된다. 예를 들어 위쳐 의뢰를 해결함에 있어서 무력이 아닌 대화, 설득을 통해 상황을 풀어갈 수 있고, 그 배경 역시 절대 악, 절대 선이 없는 입체적인 상황이 짜여있어 플레이어의 선택의 무게가 달라진다.

 

위쳐 3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등장하는 NPC 외형, 킹리적 갓심으로 제작자 중 한 명의 얼굴일 거라 생각된다.

 

 

풀 보이스 더빙

위쳐 3 플레이 타임의 70%이상이 스토리와 관련된 것을 감안하면, 풀 보이스 더빙은 가히 훌륭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 맵에서 만나는 NPC의 대사가 하나밖에 없다든가, 주요 인물 외에는 목소리가 동일하다든가 하는 문제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곱사등이 늪지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한 명의 성우가 여러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부 소화해낸 듯한 기시감에 몰입이 깨지기도 한다.

 

 

시리즈 입문자에 대한 배려 부족   

더 위쳐 3:와일드 헌트로 위쳐 시리즈를 입문한 이라면 스토리의 갈피를 잡지 못해 게임에 흥미가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것이다. 개발사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물도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인물 도감(단델라이온의 수기)에 나오는 정보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석이 많다.

 

예를 들어 아래 시릴라에 나오는 설명들을 보자. '위쳐의 전통'이 무엇인지, '와일드 헌트'는 누구인지, '고대 혈통의 피'는 누구인지, '예상치 못한 선물'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은 아래 설명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물론 이러한 용어들은 스토리 진행 중 얻는 '책'들을 통해 보완하였으나, 텍스트 하나하나 꼼꼼히 읽는 것이 아니면 그 몰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라도비드는 누구인지, 에미르는 누구인지, 현재 세계관의 정세가 어떠하고 무슨 굵직한 사건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려주었어야 한다고 본다. 나 역시도 인물 도감, 괴물 도감, 책 항목, 스토리 텍스트 등 모두 꼼꼼히 읽었음에도 전작의 스토리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 초회차에서 이해가 힘들었으니 말이다.

 

인물간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단델라이온의 수기, 인물 도감을 통해 대략적인 관계는 파악이 가능하나 인물 도감을 읽기 전엔 면식도 없는 남과 다름 없는 상태인 셈이다. 이 상태로 새로운 NPC가 대뜸 '게롤트, 오랜만이야'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자기들끼리 아는 대화를 하고 있으니 영 집중이 되지 않았다. 물론 2회차를 하면서는 맥락을 얼추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붙었지만, 그러면 뭐하는가... 보통은 1회차에 나가떨어질 텐데.

 

 

 

 

플롯 배치의 문제

게임 자체가 스토리 위주로만 진행되는 게임이지만, 너무 스토리만 진행하다 보면 물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발사는 메인 스토리와 관련된 서브 플롯을 이용하여 플레이어에게 보다 선택권을 주고자 한 것 같다. 

 

하지만 메인 플롯이 하나 해금될 때마다 많은 서브 플롯이 함께 개방되고, 이 순서가 정해지지 않아서 진행이 난잡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서브 플롯을 발생 순, 레벨 순으로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동선과 시간의 낭비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여러 서브 퀘스트가 겹쳐서 플롯간 혼선이 발생하기도 하고, 이를 끝낸 다음에도 메인 퀘스트 진행 내용을 복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은 마치 총체적난국을 떠올리게 하였다. 독자를 이끌지 못하는 난잡한 스토리 라인, 직관적이지 못한 퀘스트 동선은 좋지 않았다고 본다.

 

추가로, 오픈월드에 배치된 비선형적 내러티브들 역시 큰 의미가 없는데다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다.

 

3. 오픈월드

동선을 고려한 적절한 랜덤 이벤트 배치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마을을 방문하며 빠른 이동 지점이 개방되고, 그 마을의 공고 게시판으로부터 새로운 의뢰 계약을 받게된다. 또, 메인 퀘스트나 의뢰를 따라가다 보면 길가나 민가에서 랜덤 이벤트가 발생한다. 백색 과수원부터 엔딩까지 통용되는 이 방식은 매우 자연스러운데다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도 가히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서브 컨텐츠들의 다양성 부족이겠다.

 

매번 극단적인 선택권을 준다. 죽이느냐 살리느냐

 

 

디테일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디테일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 이미지는 차후에 진행할 '피의 남작이 아내와 딸을 찾는 미션'과 관련된 전단지이다. 단순히 마을을 꾸미는 하나의 프롭에 머무르지 않고 메인 스토리와 관련된 내러티브로서 작동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또, 구글링을 하다 디테일과 관련된 내용이 정리된 글을 발견하였다. 아래 링크를 참고.

https://bbs.ruliweb.com/game/board/181593/read/9422200

 

위쳐3의 디테일 28가지 |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 루리웹

위쳐3 엔딩을 보고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게...

bbs.ruliweb.com

 

 

구현되지 않은 맵

난 이 항목 때문에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를 몇 세대 전 오픈월드 수준을 가진 게임이라 평가할 것이다. 분명 GTA 5가 2013년에 출시되었고, 더 위쳐 3는 2015년에 출시되었다. GTA 5가 현 세대의 오픈월드의 완벽한 지표로서 작동했음에도 더 위쳐 3는 그것의 흉내조차 내지 못하였다. 

 

분명 지도에 지형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구현 자체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끝에 도달하였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더 나아갈 수 없다. 정식 발매가 되어 대규모 버그픽스까지 마친 게임이 마치 프로토타입 혹은 얼리액세스 수준의 개발 퀄리티를 보여주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자고로 오픈월드라도 함은 세계를 자유로운 탐험에 있어 어떠한 제약도 있어선 안된다. 맵이 작은 것은 문제가 되진 않지만, 맵에 명시되어 있는 지역이 구현이 안된 것은 상당히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위쳐 3는 오픈월드 치고 맵도 작은데다 맵에 명시된 많은 지역이 구현이 되지 않았다.

 

 

심각한 수준의 복붙

더 위쳐 3를 진행하다 보면 주요 인물을 제외한 NPC들의 생김새가 몇 없다는 것을 강제로 인지하게 된다. 물론 많은 게임들이 당시 기술적 한계로 NPC들의 외형 재사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위쳐 3는 그 정도가 심하다. 대도시끼리, 작은 마을끼리 비교해보면 똑같은 외형을 가진 NPC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심하게는 한 컷신에 똑같은 외형, 똑같은 복장의 NPC가 포즈만 달리한 채 나란히 서있는 광경도 보게 된다. 외형 말고도 상인, 아이 등 NPC의 목소리도 다양하지 않다. 이는 게임의 몰입도를 박살내는 요소 중 하나이다. 

 

컷신 안에 인물이 3명, 거기다 맨 왼쪽 인물은 혼자서 귀족, 거지, 상인, 음유시인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베테랑 배우이다
위쳐 3의 대표 아역 배우다. 혼자서 30 곳이 넘는 지역에서 베테랑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유비식 오픈월드의 열화판

또, 서브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더 위쳐 3의 오픈월드는 유비식 오픈월드의 열화판임을 뼈저리게 알게 될 것이다. 오픈월드 내 존재하는 컨텐츠라고는 도적 야영지, 보물 상자, 괴물 이 3개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레퍼토리가 똑같다 못해 지루하여 하품이 나온다. 천편일률적인 컨텐츠, 이 한마디로 종결 가능하다. 거기다 소지품 무게 한도가 160~170인지라 매번 아이템 정리를 위해 마을에 들려야 하는데, 이 때마다 빠른 이동 지점을 굳이 들려야하며, 상인에게 아이템을 판매할 땐 상인의 소지금이 부족해 10일간 명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은 곱절이 된다.

 

그나마 위쳐 의뢰가 저마다 스토리를 갖고 있는데다, 괴물들의 특징마저 달라서 지루함이 덜하지만 일반 필드의 컨텐츠들은 후반부로 갈 수록 그저 조잡하며 의미도 없어진다. 또, 고난이도로 갈 수록 피격, 타격 판정이 끔찍하게 설정되어 있는 문제, 조작감으로 인한 문제, 형편없는 밸런싱 문제가 겹치는 건 덤이다.

 

대부분의 랜덤 이벤트마저 나쁜 놈 등장! 위쳐 센스로 추적! 정의의 위처가 무력 또는 대화로 해결! 의 반복이다. 처음 몇 시간이야 재밌을 진 몰라도 40, 50 시간 가량 똑같은 짓거릴 반복하고 있으면 지루함을 넘어 회의감 마저 든다. 심지어 위쳐 센스는 FPS의 2배율 줌 시스템과 극심한 모션블러를 혼합해놓은 끔찍한 혼종이라 심각한 멀미를 유발한다.

 

심지어 공고문들도 중복이 잦다.

 

또, 맵의 구석진 곳, 예상하지 못한 곳에 탐험에 대한 보상으로 탕약과 포션을 배치하는 것까진 좋았으나, 이들의 대부분이 실용성이 떨어져 컬렉터 용도 외에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 초반에야 탕약, 장비 도안이 맵의 ? 마크를 돌아다니는 동기가 되어 주지만, 벨렌/노비그라드 시점에서 지나친 컨텐츠 반복으로 인해 무의미한 행동으로 변모되어 간다.

 

탐험과 관련된 보상의 끝판왕인 교단 장비나 그랜드마스터 장비마저도 가치 보존, 시간 대비 보상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RPG의 주요 요소인 성장과 투자의 가치에 직결되는 큰 문제다. 만약 온라인에서 이런 식의 시스템을 선보였다면 모든 유저들의 원성과 비난을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쳐 3의 랜덤이벤트는 적선, 위쳐센스로 추적, 괴물 사냥, 대화 밖에 없다. GTA 5의 오픈월드를 잠깐 살펴보자. 마커가 된 지역을 방문하면 정말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련되어 있다. 아래 링크에서 잘 정리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위쳐랑은 종류와 스케일이 모두 다르다. 

 

https://namu.wiki/w/Grand%20Theft%20Auto%20V/%EB%AF%B8%EC%85%98%20%EC%9D%BC%EB%9E%8C/%EB%82%AF%EC%84%A0%20%EC%82%AC%EB%9E%8C%20%EB%B0%8F%20%EA%B4%B4%EC%A7%9C

 

Grand Theft Auto V/미션 일람/낯선 사람 및 괴짜 - 나무위키

대마초 합법화를 외치는 중년 남성.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주인공들에게 대마초 합법화를 부르짖는다. 프랭클린 미션을 하다 보면 머리가 희끗한 중년임에도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한심하

namu.wiki

https://namu.wiki/w/Grand%20Theft%20Auto%20V/%EB%9E%9C%EB%8D%A4%20%EC%9D%B4%EB%B2%A4%ED%8A%B8

 

Grand Theft Auto V/랜덤 이벤트 - 나무위키

총 57개+3개(복귀유저 전용)가 존재하며, 100% 완료를 위해서는 이 중 아무거나 14개를 완료하면 된다. 랜덤 이벤트의 위치와 완료 여부는 소셜클럽의 체크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 명칭

namu.wiki

 

4. 그래픽

부실공사를 떠올리게 하는 세부 그래픽

위쳐 3의 그래픽은 겉보기엔 괜찮은 편이나, 세심히 살펴볼 수록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특히 벽돌 무늬 벽지를 붙여놓은 듯한 건물의 텍스쳐, 2D 오브젝트에 두께감만 추가하여 어거지로 3D처럼 표현한 프롭들, 기름이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아예 표현조차 되지 않는 물 표현 등 요구사항 대비 실망스러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한 유저 모드로 HD reworked project, turbo lighting가 있고, 대다수의 모드 유저들이 이를 사용하니 말 다했다.

 

앞에서 보면 그럴싸 해보지만, 옆에서 보면 볼륨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벽돌 무늬 벽지를 붙여놓은 것처럼...
프롭을 자세히 살펴보면 2D 형태를 여러 방향으로 심어서 어거지로 입체감을 주었다.

 

5. 버그와 게임 퀄리티

메인 플롯을 제외하면 한심한 퀄리티의 컷신들

위쳐 3의 컷신은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그 양도 방대하다. 그러나 컷신의 대부분은 대화 장면으로 이루어져있고, 여기에서도 형편없는 퀄리티를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카메라를 3인칭으로 잡아, 대화를 하며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까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요 인물의 표정 묘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NPC들의 표정 묘사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많다. 게임 중 가장 표정 묘사가 뛰어났던건 트리스 메리골드, 예니퍼와 같은 메인 히로인들이었고, 그 외에는 이게 정녕 같은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차이나는 경우가 잦았다. 백색과수원, 벨렌 초입까진 인물들이 표정 묘사는 괜찮았으나 뒤로 갈 수록 입만 딱딱 움직이는, 공포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불쾌한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가끔 게롤트도 예외없이 입만 움직이는 경우가 있었다. 

 

 

기나긴 로딩 시간

오픈월드의 숙명이다. 설치된 오브젝트의 종류, 좌표 값, 퀘스트 진행, 세이브 파일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다 보니 로딩이 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PS4에서 위쳐 3의 로딩은 커피 한 잔을 음미해도 될 정도라 문제가 된다. PC판은 m.2 ssd 사용이 보편화되어 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 많은 버그

하스스톤의 개발팀장, 벤 브로드

네. 위쳐 3의 대부분은 버그입니다.

 

위쳐 3는 출시 당시 어마무시하게 많은 버그로 곤혹을 치르렀고, 욕도 많이 먹었다. 사실 이 버그들은 위쳐 1, 2, 사이버펑크 2077을 해본 이이라면 알겠지만 CDPR의 특징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버그가 CDPR사에서 사용하는 레드 엔진의 문제로 발생했다기엔 대규모 버그 픽스로 어느정도 안정화가 되었으니, 결국 CDPR 내부 사정으로 인한 개발 문제인 셈이다.

 

 보통 겉보기엔 그럴싸해보이지만 게임성은 엉망진창인 결과물을 내는건 힘 없는 개발팀이 위쪽에서 요구하는 무리한 일정, 말도 안되는 요구를 들어주다가 개발 방향이 산으로 갈 때 벌어지는 일, 혹은 개발자의 역량 자체의 문제로 인해 생기는 일이라 생각한다. CDPR에서 K-좋소식 일처리가 이뤄졌다고 생각을 해보라.

 

우선 아래 버그들을 감상해보라...

 

https://www.youtube.com/watch?v=mm4gRRu6fMU 

 

감이 오나? 위쳐 3 초반에 있던 현상과 똑같다. 심지어 사이버펑크 2077 1.6 패치 이후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버그는 위쳐의 것과도 일맥상통하다. 사이버펑크 2077는 그저 얘네들이 위쳐를 만들던 것처럼 했는데, 그 사이에 많은 오픈월드 게임들이 나오며 사람들의 눈이 높아진 것이다. 마케팅을 엄청나게 한 걸 보면 사람들이 치켜세워주니 자기들이 정말 게임을 잘 만드는줄 알았나보다. 사이버 펑크도 위쳐 3도 거품을 빼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결코 잘 만든 게임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스토리 원툴이라, 내러티브 하난 끝내준다.

 

 

위쳐 1~3 공통 버그 (T-Pose)

https://www.youtube.com/watch?v=lLnGFDJIGaY 

 

 

 

(약혐) 위쳐 1~3 공통 버그 (얼굴, 투명, 관통)

 

위쳐 3 버그

https://gfycat.com/ko/thirdpreciouscopperbutterfly

 

The Witcher 3 Horse Power GIF | Gfycat

Watch and share The Witcher 3 GIFs on Gfycat

gfycat.com

 

나는 말이 앞 발로 이족 보행, 뒷 발로 이족 보행하는 현상을 모두 경험했다. 

 

 

사실 와이번도 이족보행을 할 줄 안다.

 

 

게롤트와 로치는 코어는 어나더 레벨이다. 이 버그는 플랫폼 2개에서 약 300시간 플레이 하는 동안 딱 1번 겪어봤다.

 

코어 근육을 수련하고 있는 바퀴게롤트

 

아무것도 없는 지형에 끼어버린 비명자

 

가끔 게롤트도 끼어버려서 못 나온다... 수동 저장을 해놓는 바람에 이전 저장파일이 하필 3시간 전... ㅡㅡ

 

전투 중임에도 몇몇 NPC의 움직임이 멈춰있음. 하나는 멍 때리더니 갑자기 환호하기 시작했다.

 

미쳐버린 카메라 버그

 

보통은 어안렌즈(위쳐센스)가 유지되는 버그를 겪지만, 희귀하게 위와 같은 카메라 회오리 버그도 존재한다. 이스터 에그 급으로 버그를 등장시키니 매번 감탄이 나올 지경.

 

 이외에도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의심하게 되는 처참한 퀄리티, 버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규모 버그 픽스 패치, 그에 대한 보상

개발사는 대규모 버그 픽스와 차후 DLC 일정에 대해 발표했다. 그 중에는 16종의 무료 DLC도 포함되었기에 많은 유저들이 이를 인내하고, 더 나아가 설렘을 가지기까지 했다.

 

무료 DLC가 16종이나? 캬.. 일단 기다려보자

 

그러나 이 무료 DLC는 마케팅 놀음 수준에 불과했다. 무료 DLC 16종에 대한 설명을 아래 링크에서 보면 그 이유를 알 것다. 

https://bbs.ruliweb.com/game/board/181593/read/8822490

 

위쳐3 와일드 헌트 무료 DLC 16개 상세설명 |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 루리웹

위쳐3 와일드 헌트 무료 DLC 목록 및 정보PS4/XboxONE/Steam/Origin/...

bbs.ruliweb.com

 

생각만큼 구성이 좋지 않다. 이 정도는 기본 게임에 원래 포함돼 있어야 할 요소가 아닌가 싶다. 게임 가격이 1~2만원도 아니고 정가가 AAA급 풀프라이스인데 말이다. 심지어 마무리 동작에도 복붙이 들어간다.

이거 만들 시간에 버그 픽스나 더 해!

 

6. 내가 본 게임을 액션게임으로서 취급하지 않는 이유

조작감 문제

우선 더 위쳐 3의 조작감을 좋지 않다. 전투가 있는 게임이니만큼 즉발까진 아니더라도 인풋 랙은 적어야 하는데, 모션 상의 문제 때문인지 조작감이 꽤 어색하다. WASD를 이용해 현재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 키를 입력하면 약 0.2초 뒤에 반응한다. 그래도 위쳐 1, 2, 초창기 더 위쳐 3의 조작감을 생각하면 지금은 그나마 할 만한 수준이다.

 

마우스를 돌린 뒤 한참이 지나야 캐릭터 방향을 바꾼다. 이러한 모션 변환 방식은 키보드, 마우스, 패드 모두 동일하게 작동한다.

 

대각선, 고저 지형에 관한 조작 문제도 있다. 더 위쳐 1, 2를 해본 이라면 알겠지만 점프 기능이 없어 맵의 고저 이동을 모두 사다리가 담당했다. 허나, 더 위쳐 3에 들어서면서 점프기능이 추가되고 그와 관련된 플랫폼 섹션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점프가 사실 있으나마나 수준의 퀄리티인지라 플랫폼과 관련된 동작 오류도 많고, 전투 스탠스에도 점프가 포함되지 않는다. 다크소울에서 세키로의 변화를 보면 점프 키 하나만으로 액션의 궤가 달라졌는데, 더 위쳐 프랜차이즈는 그걸 하나도 이용하지 못하였다.

 

 

전투 모션과 히트박스로 발생하는 문제들

무엇보다 더 위쳐 프랜차이즈의 전투는 너무 가볍다. 전투의 진중함이 가장 잘 묘사되는 게임으로 다크소울 3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게임들의 전투를 살펴보면 적과의 생사결에서 상대방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캐치하여 신중히 공격을 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쳐 3는 이러한 전투 방식을 흉내내긴 했지만 정작 구현된 것은 형편 없다. 솔직히 전투의 가벼움보다는 조작감이 구리고 전투 시스템이 형편 없어서 재미가 없다는게 더 정확하다.

 

그러나 더 위쳐 3의 전투 방식은 P2W RPG에서 이루어지는, 장비빨, 포션빨로 선제 공격 필승에 가까운 전투인데다, 검술트리의 극의인 '휩쓸기'는 속된 말로 촐싹거리는 수준이라 평해도 될 정도다. 검과 관련하니 이야기하는데, 약공격, 강공격 모션이 저마다 달라서 의도치 않은 피해를 받는다. 예를 들면 구르면서 찌르기 동작은 도중에 취소할 수 조차 없기에 확률적으로 해당 모션이 발동하면 열에 일곱은 무조건 얻어맞아야 된다는 것이다.

 

위쳐3 전투의 현주소

 

또,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은 구르기나 회피 정도인데, 회피와 피해경감 기술만 이용하면 대부분의 공격을 상쇄시킬 수 있어 사실상 전투의 긴장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회피(Alt)와 구르기(스페이스 바)로도 못피하는 공격 패턴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는 전투 시스템 자체가 개판이라 방증이다. 무적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그건 모션과 히트박스 간 협응이 안되서 발생한, 적을 때려도 안맞으며 적이 나를 때려도 안맞는 조잡한 시스템 때문에 생긴 착각이다. 또, 스킬 중 회피 시 피해경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전투가 얼마나 조잡하고 형편없이 진행되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비명자나 초반 튜토리얼의 몬스터만 겪어봐도 타격판정, 피격판정 모두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범위 공격을 사용하는 가고일, 골렘, 곰, 거대거미, 코카트리스, 와이번, 그리핀 등에게서 회피와 구르기 모두 실험했고, 프레임 단위로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한 결과가 이것이다. 그 외의 공격 패턴을 회피했을 때 몇몇은 성공하고 몇몇은 실패한다. 심지어 회피 중 피해경감 100% 기술효과도 종종 발동이 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회피와 구르기를 적의 패턴마다 달리 요구하고 싶었는지 구르기를 하지 않으면 100% 확률로 명중하는 패턴을 집어넣은데다, 몇몇 몬스터의 회피가 필요한 패턴들은 FPS, 격겜, 리듬게임 유저 상위 1%정도나 동체시력만으로 반응할 수준을 집어넣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대체 반격은 왜 집어넣은건가? 필드 인간형 잡몹 외에는 아무 쓸모도 없는 기능인데. 이 정도면 컴뱃 디자이너가 악의적으로 게임을 망치려고 악을 쓴게 아닐까?

 

 

위 문제들로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

최고 난이도와 고레벨 몬스터의 조합이라면 더 골치아픈데, 적과의 능력치 차이 때문에 한 대라도 맞으면 즉사해버리기에 사실상 진중한 전투는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난이도 조절을 적 공격 속도 증가, 데미지 증가, 체력 증가만 덕지덕지 붙인게 영 형편없다. 장비 강화에 초점을 두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킨 모바일 게임, K-RPG, J-RPG에서나 볼법한 디자인을 왜 패키지 게임에 집어넣었는지 알 수가 없다.

 

온라인 RPG에서 즉사패턴밖에 없는 일반 몬스터, 보스와 전투를 강행한다? 그 게임은 진짜 망겜이다. 위쳐 3가 패키지게임이라 욕을 덜 먹었지 온라인게임으로 출시했으면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었을거다. 심지어 아래 이미지의 거미는 사전 동작 없이 즉발형 공격을 남발해 쿠엔을 두르고 있어도 맞기만 하면 게롤트를 황천길로 보내버린다. 바닥에 배치된 프롭이 유발하는 끼임 버그나 진로 방해를 하는건 덤. 전투 중에 게롤트가 공중에 떠서 헤엄치는 모션을 하다 죽은 적도 있다. 정말정말 문제가 많다.

 

 

 

굳이 몬스터 레벨 스케일링을 고집했다가 결국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밸런스 디자인

메인 퀘스트의 동선을 따라가며 자연스레 접하는 서브 퀘스트, 위쳐 의뢰가 게롤트의 레벨보다 높은 수준이라 앞서 말한 사안이 계속 유지된다. 레벨 차이가 고작 3~4가 나는 퀘스트 역시 적의 회복력이 지나치게 높아 아예 클리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되었고, 이는 앞서 언급한 플롯 배치의 문제나 앞서 언급한 오픈월드의 동선 문제와 겹쳐 게임의 재미를 아예 박살내버린다. 물론 애초에 전투를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만 즐기기' 난이도라면 이 항목이 해당되지 않는다. 애초에 매우 쉬움 난이도와 매우 어려움 난이도 어떤 것이 전투에 포커스가 맞춰져있겠나? 전투와 관련해서 할 말이 정말 많지만 여기까지 하겠다

 

죽행 난이도, 퀘스트를 쭉 따라가면 매번 적의 회복력이 나의 공격력을 상회한다.

 

마지막으로 편의성하니 떠오른 것이 이동 관련인데, 굳이 '빠른 이동 지점'을 두어 이중으로 제약을 두는 올드한 스타일을 고집한 이유도 모르겠다. 차라리 빠른 이동 지점을 모두 없애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오픈월드적 재미를 극대화 하거나, 아예 빠른 이동 지점 대신 랜드마크 형태를 사용하여 어디서든 즉각적인 이동을 할 수 있게 편의성을 극대화 하는 방향 둘 중 하나로 가는 것이 옳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분해와 정렬의 실제 속도다. 온라인 RPG로 나왔으면 욕을 한바가지 먹었을 요소다. 빠른 피드백이 어려운 패키지, 콘솔 게임의 특성상 사람들은 수 많은 문제들을 게임의 엔딩을 봄과 동시에 잊어버리곤 한다.

 

이것을 제외하더라도 마을에서의 말 질주 금지, 기술 계수를 알 수 없거나 실질적으로 적용이 안되는 기술들, 매번 기름을 먹여야 하는 문제, 컬렉터블과는 관계없지만 전투 전리품마저 수동 루팅 체계를 구축해 상당한 불편함을 야기하는 등 편의성을 갉아먹는 문제들은 너무나도 많다.

 

7. RPG 게임으로서도....

시스템 가이드의 문제

장비부터 살펴보면 내구도 시스템이 있다. 야숨으로 예를 들면 내구도가 0이되면 소모가 된다는 것을 초반 적을 만나는 구간에서 학습을 시켜준다. 하지만 위쳐 3의 경우는 내구도와 관련한 학습이 하나도 진행되지 않는다. 어느순간 내구도가 닳아 무기 성능이 하락하면 그때서야 알게된다. 아니면 약 백 여개에 달하는 튜토리얼 항목을 다 읽어보던가... 시스템 가이드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데, 디테일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이벤트 디자인의 문제

아래는 내구도가 얘기나와서 보여주는 물품 강화 이펙트다. 위쳐 3에서 이야기와 관련없는 이펙트는 대부분 아래 이미지와 같이 처리된다. 물약이나 음식을 먹을 때 이를 행동으로 구현할지 말지, 이런 디테일이 하나하나 모여 게임의 방향과 정체성, 더 나아가 게임성 마저 결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쳐 3의 것을 보았을 때 10, 20년 전 WRPG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게임적 허용이라고 쉴드를 치려고 해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혼란스러운 시스템, WRPG인가? JRPG인가? KRPG인가? 

또, RPG에서 장비의 가치보존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허나 위쳐 3의 장비 시스템은 마치 비즈니스 모델만 극적으로 발달한 P2W 게임의 것을 보는 것 같다.

 

예시로 교단 장비를 들 수 있겠다. 교단 장비를 풀 세트로 맞춘 인원이라면 알겠지만, 퀘스트를 받는 것부터, 도안의 위치를 파악하고 찾는 것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그러나 이렇게 맞춘 아이템의 가치는 캐릭터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레벨업을 하는 순간 말 그대로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다른 말로 각 교단장비를 권장 레벨에 얻었다 치더라도 성능이 좋지 않아 금방 갈아끼우게 되고, 그랜드 마스터 교단 장비는 게임 엔딩 즈음에 얻는지라 쓸 일이 없다.

 

또, 에어론다이트는 최종무기로서 쓸 수 있다지만 한도가 없어 성능이 너무 과해지는데다, 장비를 자주 바꾸는 위쳐 3의 시스템 상에서 룬은 에어론다이트 외엔 신경을 써줄 수 없다. 1회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한 유저에겐 게임의 막바지에 얻는 그랜드마스터 장비에나 룬을 정성스레 끼워넣어줄까한 수준이다.

 

또, 기술트리에도 이것저것 잡다한 효과는 많이 넣었지만 결국 실용성 측면에서 버려지는 것들이 많고, 기술트리와 돌연변이 인자 슬롯을 하나로 묶어 다양성 마저 제한하였다. 그리고 히트박스와 같은 게임 자체의 문제로 석궁과 같은 무기가 버려지기도 한다. 

 

 

8. 최종 평가

전투, 오픈월드, 그래픽, 편의성 등 스토리, 등장인물을 제외한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다시 말하면 소설에서 다뤄지는 매력적인 등장인물, 세계관을 제외하면 게임 자체가 형편없다는 뜻이고, 갓겜 소리 들을 정도로 치밀하고 높은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스토리를 제외한 부가 컨텐츠를 진행하다 보면 전투가 항상 적의 과도한 능력치, 레벨 차이, 장비에 의한 제약을 받게된다. 이러한 점들은 컨트롤으로 극복하려 해도 엉성한 히트박스와 모션, 쿠엔이나 회피, 구르기로도 막을 수 없는 즉사형 공격들로 인해 가로막힌다. 이 말은 즉슨 전투와 관련한 시스템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뜻이다. 물론 매우 쉬움으로 진행하는 유저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다. 

 

위쳐 3의 전투, 오픈월드, 그래픽, 편의성이 좋았다고 칭하는 유저들은 그저 미화된 기억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마치 어릴 적 일어났던 사건들을 기억할 때 현재의 주/객관적인 시점이 아닌 어릴적의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장미빛 회고와 같이 말이다. 이도 아니면 게롤트 사가의 매력에 빠져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대세를 따른답시고 어설프고 형편없는 오픈월드를 만들지 않고, 레벨과 관련된 요소도 모두 제외하고, 전투와 조작감 역시 세키로-라이크로 개선하고, 플레이 타임 부풀리기용 쓸데없는 컨텐츠들 모두 과감히 삭제했다면 말 그대로 갓겜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욕을 먹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결국 매력적인 세계관, 스토리에 대한 개인의 재미 체감 차이가 위쳐를 똥겜 혹은 괜찮은 게임을 판가름 한다. 사실 더 위쳐 3는 액션 오픈월드 RPG라기 보다는 비주얼 노벨의 Finest(최고급) 버전이라 칭하는게 더 어울릴 정도니 말이다. 세계관과 스토리를 제외하면 장점이랄 것이 없는 게임이지만, 텍스트를 하나하나 정독하며 플레이해나가는 유저에겐 최소한의 재미가 보장되는 셈이니 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GOTY 최다 수상작으로 입문하면 많은 실망을 할 수 있으나, 중세 판타지 배경의, 소설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 게임으로 입문하면 썩 나쁘지 않은 게임이 되겠다. 

 

 

가점 요인

+ 소설을 기반으로 각색된 검과 마법의 중세풍 다크 판타지. 매력적인 세계관, 매력적인 등장인물. 이 요소 하나로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음.

+ 프롭 하나마저 내러티브로써 활용하고, 동선을 고려한 랜덤 이벤트와 위쳐 의뢰 배치로 가이드 역할마저 행하는 레벨 디자인

+ 스토리의 다양한 분기점, 디테일한 세부 설정

+ 미니게임이지만 본 편의 전투보다 재밌었던 '궨트'

 

감점 요인

- 그래픽 대비 부족한 최적화, 과도한 성능 요구

 

- 실망스러운 세부 그래픽 (프롭, 텍스처의 형태가 말 그대로 평면 형태, 저급한 물 표현)

 

- 실속없는 오픈월드(천편일률적인 오픈월드 컨텐츠, 구현되지 않은 맵)

 

- 과도한 NPC 외형, 컷신 재사용 (심지어 메인 히로인 베드신도 재활용 함)

 

- 수 차례의 대규모 버그 픽스를 거쳤음에도 여전히 잔존하는 수 많은 버그들

※ 내가 겪은 가장 심각한 버그로는 화면이 보라색 안개가 끼거나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흔들리거나 블러 처리가 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세이브&로드 혹은 이전 세이브 파일들에도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버그였다. 심지어 명상, 아이템 사용, 스킬 습득 등 대부분의 상호작용을 진행할 경우 '지금은 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을 띄웠으며, 또, 몇몇 스토리 중 진행 자체가 불가해 약 40시간 가량 진행한 세이브 파일 전체를 지울 수 밖에 없었다. 해당 버그는 피와 와인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발생하는 치명적인 버그이지만, 아직까지도 제작사의 언급 조차 없는 것을 보면...

 

- 레벨 스케일링

1)메인 퀘스트나 부수적인 서브 플롯을 따라가며 자연스레 진행할 수 있는 서브퀘스트 및 위쳐 의뢰들은 대부분 현재보다 높은 레벨을 요구하여 의미없는 동선낭비를 유발함. 

2)적과의 레벨차이가 나면 컨트롤로 극복이 불가능하고, 고난이도든 레벨 차든 무조건 장비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 특히 적이 회복기라도 가지고 있으면 어떤 방법을 쓰든 레벨 차를 극복할 수가 없다. 이는 밸런스 디자이너, 컴뱃 디자이너가 비즈니스 모델이 지나치게 강화된 RPG에서 따온 것으로 사료되며, 위쳐 3의 특성과 전혀 맞지 않기에 플레이 경험을 진창으로 꼴아박는다.

 

- 컬렉터블.

탐험에 대한 최종 보상(그랜드마스터 교단 장비)의 대우가 형편 없음. 약 1시간 가량 걸리는 탐험 끝에 얻은 장비는 사용도 별로 하지 못한 채 갈아끼워야 된다. 강화에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며, 그랜드 마스터 교단 장비 역시 엔딩을 볼 때쯤 얻을 수 있어 그 쓸모가 없다. 이는 장비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하나도 없었던 것. 

 

- 개선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좋지 않은 조작감.

1) 이로 인해 전투 시스템 자체가 재미가 없어짐. 즉각적인 반응은 바라지도 않지만 방향 전환의 딜레이가 심각한데다, 일부 공격 모션 중 큰 딜레이를 가졌음에도 사용이 강제되는 모션이 있음.

2)물에 닿자마자, 경사를 오르내리자마자 바보가 되는 로치. 심지어 평지에서도 별 이유 없이 멈춘다. 이는 프롭, 지형과 컨트롤 시스템 간의 문제이지만 아직까지 수정이 되지 않고 있다.

 

- 전투 시스템

위의 항목에 이어, 약공격, 강공격에 확률적으로 리스크가 큰 동작을 수행하는데, 이를 사용 중에 회피를 할 수 없다. 또, 특정 회피 동작을 하지 않으면 100%로 명중시키는 적들, 모션과 히트박스가 협응이 안되어 타격과 피격이 이상하게 작동하는 점, 이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구르기나 회피에 무적 판정이 부분적으로만 동작한다는 점, 그리고 조잡한 레벨 스케일링, 프롭이 버그를 유발하거나 전투를 방해하는 점 등이 겹쳐 전투가 게임성을 많이 갉아먹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 유저 편의성이 상당히 떨어짐.

무의미한 제약(빠른 이동, 수리), 대도시에서의 말의 질주 금지, 자동주행 기능이 매번 방향전환을 방해하고 로치의 급브레이크 문제가 겹쳐 오픈월드 탐험 경험을 망침, 맵에 대한 편의성, 퀘스트 동선에 대한 문제, 괴수에 대적하는 기름, 기술 슬롯과 스킬 초기화에 대한 제약, 스킬에 대한 수치 설명이 없거나 사실상 버그로 인해 스킬이 먹통인 경우, 컬렉터블 같은 수집품 요소외에 전투 전리품을 일일히 루팅해야 되는 점 등

 

 

호불호 요소

- 엄청난 분량의 대사, 내러티브. 매번 인물 도감, 괴물 도감, 책.

위의 항목을 읽지 않았다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한 맥락에 구멍이 생길 것이다. 이는 액션 RPG의 방향보다는 대서사와의 방향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들이 하나하나 모여 위쳐 3의 최대 강점을 이룬다. 숲의 여인, 크론, 마귀, 벨렌의 정세, 피의 남작, 이터널 파이어 등 많은 설정들이 모여서 폭발하는 플롯이 바로 '피의 남작'이다. 여기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면 책, 인물도감, 괴물도감 항목의 텍스트들을 하나하나 읽지 않았거나, 아예 스토리 게임이 취향자체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최대 강점이자 단점인 이 항목을 호불호 요소로 배치한다.

 

평가 반영엔 들어가지 않는 요소

- 시리즈 입문자에 대한 전작의 핵심 사건 설명 부족 (스토리)

- 감점 요소들을 보완하는 유저 모드. 

 

최종 평가 점수: 76.3 / 100

15~16년도에 유행했던 과한 조명과 색감을 활용한 쨍한 그래픽. 당시 최고 인기 온라인 게임인 오버워치 1도 이런 방향의 그래픽을 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