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게임 분석 및 리뷰

[게임 리뷰] 프랜 보우 (Fran Bow)

게임명: 프랜 보우 (Fran Bow)

개발사: Killmonday Games AB

장르: 호러, 포인트 앤 클릭(퍼즐), 어드벤처

가격: 16,000(정가) / 4,000(할인가)

 

1. 그래서 뭐하는 게임인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마주한 호러 작품이다.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프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프랜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문의 약 '듀오틴'을 먹으면 현실과 초현실을 오갈 수 있는 것을 이용하여 이 세상에 남은 자신의 유일한 가족, 'Grace' 이모를 만나기 위해 정신 병원을 탈출하려 한다.

 

 

2. 좀 더 상세한 리뷰

컨셉

컨셉 중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역시 '듀오틴'이다. 여기엔 유년 시절 가정 불화로 정신 치료 경험이 있는 개발자 'Natalia Figueroa'의 자전적 요소가 담겨있다. 프랜이 먹는 약물 '듀오틴'과 항우울제는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 마치 꿈과 같은 세계에 잠시 머무르게 해주지만, 환각과 같은 단기적인 부작용과 약물 의존증과 같은 장기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이 서로 닮았다. 아마 본 게임 기믹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듀오틴을 먹었을 때 보이는 물들' 역시 개발자의 경험에 기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zvuj5r0f4 

 

 

호러 요소, 많이 무서운가?

썸네일부터 게임 소개란까지 호러틱한 이미지가 범벅되어 있어 왠지 모르게 구매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게임에서는 고어나 그로테스크한 요소(피, 시체, 해골)들의 강도가 높지 않아 약간의 당혹감과 불쾌함을 불러일으킬 정도에 그치고, 점프 스케어도 적어서 필자 같은 겁쟁이들도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아쉬운 전개, 부족한 연출

초반에는 정신병원을 혼자서 탈출한다는 상황 자체가 음울하고 오싹한 느낌을 형성하였지만, 챕터 2부터는 매 상황마다 우호적인 인물과 동행하기 때문에 챕터 1만큼의 오싹함을 끌어내지 못한다.

 

챕터 2는 그나마 흑마법이라는 매력적인 장치가 있어 집중할 수 있었지만, 챕터 3에 다다러서는 뜬금없는 전개와 밝은 분위기로의 반전으로 인해 집중을 하기 어려웠다. 다르게 말하자면 오싹함이 사라져 음울함만 남은 분위기는 느릿느릿한 대화, 축 늘어지는 OST와 함께 지루함을 유발하였다는 것이다.

 

챕터 4에 와서는 급작스럽게 챕터 1의 스토리와 연계되고, 챕터 5 에서는 다소 황당한 결말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맥락, 전개를 살펴보면 횡설수설에 가까운데, 이것이 개발자의 역량 부족인지 혹은 컨셉에 맞춰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연출 또한 아쉽다. 개발팀의 규모를 고려해 파피 플레이 타임이나 바이오하자드에서 나오는 임팩트 있는 추격씬까진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본 게임의 연출은 너무 밋밋하기 짝이 없다. 비슷한 인디게임인 이브(Ib)처럼 스토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마녀의 집처럼 연출이 좋은 것도 아니기에 더욱 아쉽다. 

 

특히 점프스케어 연출은 현실, 초현실을 오갈 때 등장하는 크리쳐, 귀신들이 전부라고 할 수 있고,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트리거(약물) 버튼마저 플레이어가 직접 누르기 때문에 점프 스케어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진 못한다.

※ Fran Bow 제작자: 자, 이 버튼을 누르면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 나옵니다. 근데 그게 저희 공포게임의 전부에요!

공포의 상징 타일런트, 마녀의 집

 

길 찾기&퍼즐

포인트 앤 클릭 장르답게 물건 찾기부터 수나 기하적 특징을 이용한 직관적인 퍼즐들이 배치되어 있다. 

 

길 찾기(물건 찾기)의 경우 주인공의 독백이나 등장 인물과의 대화로부터 필요한 물건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이후 찾은 물건들을 조합하고 적절히 배치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 된다. 특이한 점이라면 '듀오틴'이란 약물을 통해 현실과 초현실을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가지 못했던 길을 초현실을 이용해 지나가거나, 초현실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현실에서 가져오는 둥 게임 진행 자체가 창의롭게 진행된다.

 

그러나 퍼즐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생 수학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사실 필자는 미니 게임과 퍼즐은 게임으로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느꼈다특히 챕터 3의 지루한 구간을 퍼즐로 메꾸려는 모습이 보이는데, 차라리 늘어지는 구간을 과감히 삭제하거나 수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퍼즐이 들어가면서 더 지루해졌으니 말이다.

 

 

3. 최종 평가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을 받은 게임이지만, 평가=재미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몸소 깨닫게 되었다.

 

반전을 통해 그로테스크함을 부각하는 연출이 본 작품의 주요한 기믹이지만, 게임이 끝날 때까지 해당 연출만 반복되어 진행할수록 호러틱한 느낌이 많이 퇴색된다. 그리고 매력적인 장치나 주제가 없어 지루한 구간이 많은데다, 스토리마저 횡설수설 전개인지라 엔딩까지의 여정이 많이 힘들었다. 심지어 엔딩마저도 난해하여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다. 

 

가점 요인

+ 듀오틴을 통한 특색있는 그로테스크 연출

+ 독특한 컨셉

 

감점 요인

- 허술하고 반복되는 점프스케어 연출

- 매력적인 주제가 없어 지루한 구간이 계속 발생함

- 다소 아쉬운 미니 게임, 퍼즐

 

호불호 요소

- 그로테스크한 연출, 공포게임 그 자체

 

최종 평가 점수: 70.5 / 100